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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 노년의 슬픔에 관하여

오늘 포스팅하는 작품은 2012년도에 개봉한 영화 은교입니다. 박해일, 김고은, 김무열 씨가 출연 감각적인 영화를 연출하는 정지우 감독이 연출을 맡은 감각적인 영화 한 편입니다.

박범신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작품인데 꽤 아름다운 작품이라 생각하는데 외설적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사람마다 의견이 달라 좀 안타까울 뿐 인간의 일생의 슬픔들이 담긴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가 김고은 씨 스크린 데뷔작인데 데뷔작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주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지금 봐도 여전히 수채화처럼 아름다운 배우이지만 이 영화에선 풋풋한 학생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십니다. 

박해일 씨는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시인이지만 늙음 앞에선 초라해진 슬픔을 느끼는 시인 이적요를 맡아 노인 분장을 했습니다. 김무열 씨는 스승의 재능을 질투하고 열등감에 시달리는 서지우 역으로 열연하였습니다. 세 사람의 캐미가 돋보이는 섬세한 명작입니다.

스승과 제자 그리고 여고생의 이야기

천재적인 시인인 이적요(박해일)는 평생 천재라는 소리를 들어온 한국의 대표 시인입니다. 이적요는 평생 결혼을 하지 않았는데 그의 곁에는 아들처럼 챙겨주는 제자 서지우(김무열)가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적요의 테라스 흔들의자에 은교(김고은)라는 학생이 잠들어 있었고 이를 이적요가 발견합니다.

이적요는 첫눈에 은교에게 흥미를 느끼는데 은교는 어느 날 자신이 이적요의 집에서 청소를 하면 안 되냐고 부탁해  이적요는 승낙합니다. 이후 은교는 이적요의 집에서 청소를 하게 되는데 은교를 곁에 두고 보면서 이적요는 점점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스승의 감정을 제자 서지우는 눈치채게 됩니다. 이적요는 진심으로 은교를 사랑하지만 자신의 나이 때문에 좋아하다 말하지 못하고 슬퍼하고 좌절합니다. 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은교는 자꾸만 집에 찾아오고 보다 못한 서지우가 스승에게 그런 감정은 추악하다고 말해 세 사람의 관계는 파탄이 납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이적요의 생일날 서지우와 은교는 찾아오고 세 사람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서지우와 은교가 사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적요는 분노 배신감을 느끼고 그만 서지우를 죽이게 됩니다.  먼 훗날 서지우를 죽인 이적요는 술을 먹으며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죽음을 기다리고 이런 상황에 은교가 찾아와 자신이 할아버지에게  그렇게 사랑받고 있는 줄 몰랐다며 씁쓸한 고백을 남기고 떠나갑니다.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의 향연

김고은 씨가 연기한 인물은 한 편으론 착하고 정스럽지만 한 편으로는 얄미운 역할임과 동시에 매력적이고

위험한 인물입니다. 발레를 하고 싶어 하지만 동생들을 챙기는 엄마 때문에 꿈을 포기한 이후 돈이 없어 이적요의 집에서 일하는 고등학생으로 당차기도 하고 순수하기도 하며 천연덕스럽기도 한 면모가 있는 학생입니다. 하지만 참 아름다운 학생으로 나와 교복이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적요를 생각했다면 조금 더 신중하게 적요와 서지우 에게 행동을 하지 않았어야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김무열 씨가 연기한 서지우는 참 안타까운 인물입니다. 스승을 동경하며 시를 잘 쓰고 싶어 하지만 재능이 없어 좌절하며 자신의 능력에 괴로워하고 스승을 좋아하기도 하며 질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점점 바닥으로 추락하게 되고 이적요의 시를 빼앗아 발표하는 짓도 서슴없이 합니다.

그래도 시를 좋아하고 적요를 좋아하는 마음은 진심이었는데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안타까운 인물입니다. 이적요씨가 연기한 박해일 씨는 슬픈 인물이니다. 뛰어나고 우수하지만 인간의 늙음 앞에서는 처절히 슬퍼하고 무너집니다. 그리고 은교를 사랑하게 되면서 점점 자신을 미워하게 됩니다. 사랑이 죄가 아닌데 처절히 무너지는 한 인간의 모습이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이런 매력적인 인물을 박해일 씨가 연기해 더욱 빛이 났습니다.

 

씁쓸한 여운이 남는 은교

늙어간다는 일은 씁쓸한 것 같습니다. 그런 씁쓸함에 대하여 영화 은교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사랑을 하는 것도 좋아하는 것도 죄가 되는 나이가 늙음이라니 그저 슬플 뿐입니다. 외설적인 그런 작품이 아니라 늙은 인간의 고통과 슬픔에 대한 그린 작품입니다. 작가 박범신도 이 작품을 통해 그걸 그리고 싶었던 걸 아닐까 추측해 봅니다. 

너무 늦게 찾아온 사랑, 늙음의 슬픔 시인의 사랑이 참으로 씁쓸하게 다가오는 작품입니다. 이런 영화를 그려낸 정지우 감독의 섬세함도 빛이 발하는 것 같습니다. 정지우 감독은 원가 섬세한 감수성을 아름답게 그려내는 감독으로 유명합니다.

그래서 은교를 작품화하고 싶어 하는 감독이 많았는데 박범신 작가가 다 거절하다가 유일하게 정지우 감독만은 승낙했다고 하는 일화도 있습니다. 비 오는 날 이적요가 은교가 함께 비를 바라보는 장면이 생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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